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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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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용재 개인전, 2026.05.16 - 06.14, 캡션서울, 이미지_양승규

그 고된 철문은 사람의 방문을 반기지도, 꺼리지도 않았다. 본의 아니게 움직일 때마다 여타의 소리를 내었고, 숨김없이 시간의 축적을 겉으로 드러냈다.
오래된 것들을 불러모을 수 있다면 근사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낸 화와 도무지 개선의 여지가 없는 성질을 바라보자니, 철문의 절박한 의중은 깜깜한 밤이 되었다. 고립은 대낮에도 황폐하며 시기를 막론하고 가엽기도 하다. 어떨 때는 고단한 게 꼭 하루아침에 생긴 듯하였다.
'그곳에서 성장은 상징적인 사건일 뿐이다. 모두가 제 각기 이를 마주하긴 하지만, 누구는 가볍게 여길 수밖에 없었고, 누구는 가난하였다.' 묘사로서 우수한 말이 문가에 어린다.

이용재, At the Same Time, 2026, oil, nail on linen_oblique frame, 30 × 30cm / 내, 2026, oil, nail on canvas, wood, paper tape, 135 × 33.5cm 이미지_양승규

입을 벌린 서랍은 결국 그것을 다물게 될 터다.
주둥이나 아가리. 여기서 섞인 속됨을 속속들이 안다면 홀로 오른 지붕에 어떤 대상이 있더라도 새롭지 않겠고.
자신을 접는 활동은 점점 비대해진다. 갈수록 고수한 입장은 뻣뻣함을 잃는다. 부한 세계. 그곳에 속함을 못마땅하게 여긴 사고의 춤은 촘촘한 틈에 갇혀 제한 없는 간격을 논할지도.
여긴 어디야. 잔해 속이야. 몹시 부적절해. 그래도 엉망은 아니지. 제삼자에 의해 자행된 대화가 그간 막힌 물꼬를 트고, 이와 동시에 선잠으로 자리매김한 개념이 아우성친다. 따라감의 변주는 과장하여 늘어놓을 수 없어,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회복하였다. 이에 살며시 거드는 출구적인 돌출.

현상에 이야기를 대는 건 사유 과정의 기본 골조를 유지하는 것과 같다. 오늘도 안개 섞인 밖을 보며 집 안에 있는 나를 실내로 기억한다. 시계는 시간을 떠나 순수하게 움직임을 기록하는 사물이 된다. 이에 사실의 함구가 다가오기는 하나 어떤 의도도 없어 보인다.
가능한 일상의 궤도에서 벗어나려 한다. 어쩌면 이것도 일상의 궤도 중 하나인지도 모르나, 시도를 앞세워 가능성을 면한다. 일탈은 이루어졌다 하면 탈이 없었다.
'시선을 잡아당기는 일이 곧 벌어진다는 말은 마른 예언 위를 걷는다.'

이용재, 구름, 2026, oil on linen, 177 × 71cm / Nothingness, 2026, oil nail on canvas, wood, paper tape, 36.5 × 21.5cm / 물, 2026, oil on canvas, 18 × 13.5cm 이미지_양승규

누구나 가볍게 가져갈 수 있게 공간은 조성되었다. 입구 근처 선반은 기묘하리만큼 휘었지만, 그 모습에 사람들은 부담을 더는 듯했다. 이곳에 들어온 이들이 존재하지 않는 듯 존재한 동선을 따라 각자의 획을 내면에 칠한 후 예의 선반 근처에 올 때, 모두가 웃었다.
네게 줄 게 더는 없어. 이 말이 언뜻 기억에 휘몰아치며 예정된 하루가 뒤로 걷기 시작하고 좌우는 위아래로 치닫는다. 내일 여기에서 만나기로 해요. 바닥으로 쏟아진 구름을 걷어내는 일. 한두 번의 사실과 이를 부풀리는 숨.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생각의 수를 보냈다. 내 삶은 뒤늦다.

이용재, 용, 2026, oil on linen, 60 × 60cm 이미지_양승규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고 그동안 바라보던 세계가 달라 보이지는 않았다. 부동의 세계에서 움직일 수 없는 대상 몇을 사유한다. 빗나간 느낌 덕에 그럴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편으론 괄시한다.
눈을 감음으로써 한때의 장면에 편집을 가한다. 이는 예외 없이 정직한 일이다. 도중에 주위가 환해져 모든 일을 그르치고 싶어도 작업을 멈춰서는 안 된다. 이윽고 도달할 고달픔에 넉넉한 단어를 보내리.
고독에 접한 잔재주와 인근의 감정. 허공을 거머쥐면, 그것은 그만큼 줄었다. 나는 형태가 불분명한 대상을 보았고, 물속에서 대화하는 듯한 말소리를 들었다.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제법 성실한 면이 있어 그런대로 그 둘을 삼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