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남은 새
현오 개인전

검은 넋이 구획한 구역은 단발적으로 빛을 쏟았다. 그것은 하늘에서 떨어지지도, 땅에서 솟지도 않았으며 그저 책상 위에 물을 엎지르듯 쏟아졌다. 사실과 망설임이 간척지를 앞에 두고 배회한다. 그 시간의 총체는 서 있어도 여전히 자신으로서 벽을 마주한다.변하지 않은 성질에 어떠한 상황을 옮겨 놓아도 전과 동일해 무구한 간격은 좁아지려다가도 두 눈을 소매에 묻고, 넓어지려다가도 겁에 질린다.손등에 얹힌 시도가 부르짖는 뜀은 한평생 섬을 보았다고 한다. 목적의 목격이 흔하게 발생하는 섬을. 그곳에서 사적인 암시를 느낀다면 추호도 없던 가짓수가 어물쩍 구석에 돋아나 생생하게 제 생을 발할지도 모른다.

여러 각진 도형으로 즐비한 거리가 주머니 속에 있다. 천천히 걸으면 상관없지만, 조금이라도 서두르는 기색을 보이면 충돌은 기어코 사다리를 올라 주머니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바깥이 전혀 궁금하지 않지만, 일종의 권유라도 되는 듯한 눈으로 주변을 그었다.
창가가 창문을 업신여길 때 사물의 생김은 여김과는 독립적으로 우뚝 평준화 위에 서고, 선 채로 나직한 꿈이며 속물적인 날이며 하는 것을 적당히 견디면서 헛손질도 한다.
눈 밖에 비질은 행위로서 빗질과 일부 동일한 면이 있다. 혹은 그 반대가 되더라도 들끓는 장면은 부디 명확한 온도에 닿길.

청명한 하늘에 그는 오늘도 복잡한 감정을 불어 넣었다. 그 방식으로 최선은 굽은 등을 곧게 펴고 할 말을 뭉뚱그리듯 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다. 효과적인, 두 숨에 사무칠 정도로 효과적인 일의 전말을 황급히 씹은 후 천천히 삼킨다. 빛과 어둠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명암을 자신의 처지에 비춰 분석했다. 분분한 의견이 있던 때의 기억은 갈수록 무시하지 못할 형태를 갖춰 가고, 언젠가 이를 눈앞에 맞닥뜨릴 때 어떤 도형을 외쳐야 하는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하는지도 모른다.모름지기 밖으로 나선 이에게 당찬 격정이 있다면, 그를 향한 걱정은 절로 그를 받들며 그를 위한 침잠이 될 터다. 이렇게 세 번이나 확인된 그가 여전히 하늘을 바라본다.

조급한 만큼 궁핍하기. 줄어드는 여유와 늘어나는 야유. 뭘 또 그렇게 봐.온전한 그릇 위에 절반으로밖에 존재하지 못한 무엇이 폈다.타고난 청중이란 사건의 말미를 장식한 경우의 수일 뿐이다. 오랫동안 나는 침착하게 시류에 천착했지만, 이를 단지 우스운 일로 치부할 테다.


허구를 바라보는 사실의 입장은 간담이 서늘한 것도 아니었고, 단지 무분별한 혼란에 바로 그 선택의 기로에 다리를 절반쯤 걸친 채로 꽁꽁 언 밤을 보냈다. 표명과 함께 지낸 날들이 저물듯 나직하다.말도 못 할 정도로 깊숙한 춤을, 날이 선 밤에 가졌다. 생각은 과도함에 뒤엉키다 결국 사상으로 번졌다. 그 둘의 차이가 식별을 두고 이래저래 다투더니 전에 없던 현상을 만들어냈다. 나는 이를 두고 한쪽이 무량해 그저 덧없어했을 뿐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