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에디터가 매일 쓰는 물건들

반복해서 써도 좋은 일상 아이템 5선

브랜드 에디터가 매일 쓰는 물건들

첫 직장이던 커머스 플랫폼에서 저는 생활용품, 뷰티, 가전 카테고리를 주로 담당하는 에디터로 일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제품을 접하고 몸소 체험할 기회가 주를 이루었죠. 같은 품목 사이에서도 이 브랜드와 저 브랜드를 비교하고,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섬세하게 파악하여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짜 좋은 물건을 가려내는 안목을 키워갈 수 있었어요. 그런 제가 ‘반복’이라는 키워드를 맞아, 실제로 매일 반복해서 사용하는 일상 아이템을 추천해 보려 합니다. 부디 이 리스트가 좋은 것을 찾아 헤매던 분께 닿아 유용하게 쓰이길 바라요.

칫솔 유목민의 정착템

이미지 출처: 켄트 공식 판매 페이지

여왕님이랑 같은 칫솔, 켄트

매일 쓰는 물건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건 단연 칫솔 아닐까요. 커머스 에디터 시절 여러 브랜드의 칫솔을 경험하면서 선택한 정착템은 바로 켄트였습니다. 탄력 있는 미세모가 입안에 부드럽게 닿으면서 구석구석을 깨끗이 세정해주어 흠잡을 데 없는 사용감을 보여줘요. 아무리 좋아도 못생겼다면 욕실에 두기 싫었을 텐데, 오묘한 파스텔톤의 반투명 바디라니 디자인도 합격이죠. 켄트는 1777년 영국에서 시작되어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칫솔부터 머리빗, 다용도 솔까지 브러쉬 외길 인생을 걸어온 전문 브랜드입니다. 영국 왕실 납품권 ‘로열 워런트’를 따내기도 했는데, 그 말은 즉 여왕님도 쓰는 칫솔이라는 것. 저는 가장 기본적인 클래식 초극세모 칫솔을 사용하는데요. 헤드가 약간 작은 콤팩트형과 숯을 함유한 모델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니 취향껏 마련해 보세요.

어금니 칫솔 하나쯤은 꼭, 큐라덴

이미지 출처: 큐라덴 공식 판매 페이지

처음 이 칫솔을 봤을 때 저는 ‘이 작은 걸 어디다 쓴다고’ 하며 넘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올바른 양치법’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됐는데요. 치과 의사 선생님께서 작은 칫솔로 이 하나하나를 닦는 게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라 말씀하시더군요. 그렇게 머릿속에 떠오른 큐라덴의 ‘어금니 칫솔’을 구매해 꾸준히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이 칫솔로 이 전체를 닦아주는데, 시간은 더 들지만 확실히 이가 뽀득뽀득 깨끗해져요. 치석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단점은 하나에 9,000원인 사악한 가격이지만 치과 진료 비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투자예요. 일반 칫솔보다 오래 쓰기도 하고요. 종종 플랫폼마다 할인도 하고 있으니, 장바구니에 담아두셨다가 적당한 타이밍에 구매하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바르는 것도 나만의 기준 따라

이미지 출처: 디오디너리 코리아 인스타그램

심플한 게 가장 좋아, 디오디너리

제가 일하던 당시 회사는 막 뷰티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어요. 이에 한국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해외에선 검증된 기초 화장품 브랜드를 적극 영입하기도 했는데요. 이때 알게 된 브랜드가 디오디너리였습니다. 캐나다 스킨케어 브랜드로, 불필요한 성분은 과감히 빼고 유효 성분에만 집중하여 기능 중심적인 제품을 만드는 곳이에요. 제품 이름 또한 주요 성분명을 따라 직관적으로 붙이면서 효과를 과장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를 내세웁니다.

이미지 출처: 디오디너리 코리아 인스타그램

무엇보다 제 마음에 든 건 유효 성분은 부족함 없이 담겨 있으면서도 가격은 거품 없이 책정했다는 점이었어요. 사실 요즘 화장품 값이 만만치 않아, 기초 제품 한 번 바꿀 때마다 지갑 사정을 살피게 되잖아요. 그에 비해 디오디너리는 큰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피부 톤을 밝게 해준다고 알려진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 세럼과 탄력에 도움을 주는 ‘매트릭실’ 세럼을 데일리로 애용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꼭 필요한 성분만 넣었다보니 발림성 등이 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쓰다 보면 실감 나는 효과에 오히려 만족감이 드실 거예요. 덜어냄의 미학으로 과열된 뷰티 씬에 조용히 일침을 가하는 디오디너리가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길 바랍니다.

틴트는 싫고 맨 입술은 아쉽다면, 멜릭서

이미지 출처: 멜릭서 인스타그램

근 몇 년간 쓴 립 제품 중 가장 많이 재구매한 아이템은 아마 멜릭서 제품일 거예요. 저처럼 평소 본격적인 메이크업보단 피부 화장만 간단히 하고 외출하는 걸 선호하신다면 한 번쯤 립 고민을 해보셨을 텐데요. 진한 틴트나 립스틱은 너무 과한 느낌인데 그렇다고 맨 입술로 두자니 허전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찾았던 게 틴티드 립밤, 그중에서도 멜릭서 제품이었어요. 우선 적당한 컬러감으로 입술에 생기를 채워주고요. 번들거리거나 끈적이는 타입이 아니라 딱 촉촉하게 발려서 언제 발라도 좋습니다. 평소 입술이 많이 건조한 편이라면 보습감이 아쉬울 순 있지만, 그럴 땐 다른 립밤을 레이어드한다면 충분하실 겁니다.

이미지 출처: 멜릭서 인스타그램

멜릭서는 2018년, 우리나라엔 아직 비건 화장품이 생소했을 때부터 비건을 외쳐왔어요. K 뷰티 트렌드가 한창인 지금, 당연하게도 글로벌 비건 시장에서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전하는 데에 늘 진심이에요. 팝업 스토어를 열어도 재활용 종이 상자를 쌓아 공간을 완성하며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합니다. 무해한 K 뷰티의 대표 주자 멜릭서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랍니다.

매일의 잠자리를 부탁해

이미지 출처: 조스라운지 인스타그램

예쁜데 편하기까지, 조스라운지

이걸 보시는 분들은 아마 둘로 나뉠 거라 생각합니다. 잠옷을 구매해 입는 부류와 그냥 낡은 옷을 잠옷으로 삼는 부류. 저는 자취를 시작하며 전자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잘 때 입는 옷’을 따로 고르고 챙기는 작은 수고가 의외로 큰 위로가 되어 주더군요. 아무 옷을 입는 것보다 훨씬 더 나를 위하는 느낌이 든달까요?

이미지 출처: 조스라운지 인스타그램

문제는 큰맘 먹고 잠옷을 사려는 순간 시작됩니다. 생각보다 가격이 좀 나가거든요. 이런 연유로 구매를 망설이신 분들 꽤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랬어요. 작년 가을 잠옷 구매를 위해 쇼핑몰을 뒤지며 열심히 디깅한 끝에 조스라운지를 발견했는데요. 디자인과 소재를 고려했을 때 가격이 꽤 합리적이라 느껴졌습니다. 물론 더 저렴한 잠옷 브랜드도 있지만 막상 구매했을 때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못했기에, 살짝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사보고 싶었죠. 그렇게 만난 조스라운지 잠옷은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구매 후 약 1년이 지났지만 해지거나 보풀이 나지도 않았고 여전히 포근해요. 잠자리에서의 감성을 지켜주는 패턴은 말할 것도 없고요. 포장 패키지도 예뻐서 선물로도 제격입니다.

여기까지 매일 쓰는 물건에 대한 소개를 마칩니다. 일상의 레벨을 높여줄 소비에 대해 힌트는 좀 얻으셨을지 궁금하네요. 여러분은 매일 어떤 물건을 곁에 두고 계신가요? 이 글을 읽으며 나만의 ‘데일리 아이템’ 리스트를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하셨다면 좋겠습니다. 큐레이션이라는 게 별건가요. 누구든 내가 좋아하는 게 있고, 여러 차례 스스로 검증을 거쳤다면 남에게 추천의 말을 건넬 수 있는 거죠. 만약 제가 소개한 물건보다 더 좋은 걸 발견하셨다면 꼭 알려주세요. 저도 한 번 써보게요. 돌이켜보면 저는 항상 남이 좋다는 걸 새롭게 써보면서 취향을 업그레이드해 왔던 것 같거든요. 언제나 마음 문을 활짝 열어둔 사람만이 신세계를 맛볼 수 있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