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브

사실 

나미브의 사막은

죽어라 바다로 달려가고 있었다

바다가 밀려오는 경계에서

파도에 씻기어 환희에 젖는 사막의 치맛자락


어쩌면 흰 소금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막의 모래알들


사실

나미브의 바다는

수천 갈래 수만 갈래 제 몸을 부수어

아득히 빛나는 사막의 숨결, 그 시간의 낱알들을

제 품에 쓸어 담고 있었다

바다는 

저 멀리 보이는 붉은 모래산까지

하얀 소금 평원을 만들어 주려고 애를 썼고

쉼 없이 사막의 모래알들을 어르고 달래었으나

뜨거운 사막의 바람은 이랬다저랬다  했다

모래산을 옮기거나 아예 뭉개버리거나

어느 순간에는 변덕스럽게 대서양을 횡단해 버렸다

사막과 바다의 경계에서

나미브의 게코 도마뱀은 이 모든 것을 보았다

사막인 나미브의 모래에 뒹굴고

바다인 나미브의 파도에 영혼을 누이고서는

광활한 무경계의 자유에 몸서리쳤다 

결국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까지도 보았다

나미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