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들 때 요가에 의지하고 싶다면

요가는 나를 다시 내 편으로 돌려놓는 과정

마음이 힘들 때 요가에 의지하고 싶다면
이미지 출처: 부디무드라 웹사이트

여러분은 마음이 힘들 때 무엇에 기대시나요?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아무 생각 없이 영상을 넘기거나, 그냥 버텨보려 애쓰는 쪽에 더 가까우신가요. 저는 요즘 후자에 가깝습니다. ‘괜찮은 척’이 몸에 먼저 배어버린 상태랄까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마음을 다잡으려 애쓰기보다, 몸부터 조금 내려놓아야 하는 건 아닐까 하고요. 그럴 때 제가 가장 자주 떠올리는 것이 요가입니다. 요가는 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았지만, 문제 앞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시간을 벌어주었거든요. 숨을 고르고, 몸의 감각을 다시 느끼고, 자신을 판단하지 않는 시간. 마음이 힘들 때 요가에 의지하고 싶다는 말은, 어쩌면 그 시간을 다시 허락하고 싶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요가라는 감각을 조금 더 오래 붙잡게 해준 브랜드 세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몸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는 '부디무드라'

이미지 출처: 부디무드라 웹사이트

저에게 요가는 늘 준비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매트를 펴고, 마음을 정돈해야만 시작할 수 있는 무언가였죠. 그런데 부디무드라(BUDHI MUDRA)의 옷을 입고 있는 날에는 그 경계가 희미해졌습니다. 특별히 요가를 하지 않아도, 몸이 괜히 덜 긴장된 채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리게 되더군요.

부디무드라는 요가복에서 출발했지만, 스스로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가깝게 정의합니다. 운동을 위한 기능성보다 생활 속 움직임을 고려한 실루엣과 소재를 선택하고, 몸을 조이기보다 따라가는 옷을 만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옷은 요가 수련 시간만큼 일상 생활에도 잘 어울리는 옷으로 느껴집니다. 집에서 보내는 느린 오후나, 잠깐의 산책처럼 어떤 순간에도 잘 어우러지죠.

이미지 출처: 부디무드라 웹사이트

이 브랜드를 입고 있으면 요가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지금의 몸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부디무드라는 제게 요가를 ‘결심해서 하는 행위’가 아니라, 하루를 대하는 태도로 옮겨놓았습니다. 회복은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이미 입고 있는 감각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걸 알려줬습니다.


몸에 힘을 빼게 도와주는 '만두카'

이미지 출처: 만두카 웹사이트

마음이 불안할수록 저는 몸에 더 힘을 줍니다. 균형을 잡기 위해, 흔들리지 않기 위해. 만두카(Manduka) 매트를 처음 사용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버티지 않아도 된다’라는 감각이었습니다. 이 브랜드가 오랫동안 요가 수련자들에게 신뢰를 받아온 이유를 몸으로 이해한 순간이었죠.

만두카는 1990년대 후반 미국에서 시작된 요가 전문 브랜드로, 매트 하나에 집요할 정도로 집중해 왔습니다. 높은 밀도와 안정적인 접지력, 관절을 보호하는 두께는 동작을 더 잘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몸이 자신을 방어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 위에 올라서면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줄어들고, 호흡이 먼저 길어집니다.

이미지 출처: 만두카 웹사이트

이 경험은 제 요가의 기준을 바꿔놓았습니다. 잘 서는 법보다, 안심하고 서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죠. 만두카는 요가를 통해 모든 균형을 혼자 붙잡고 있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각을 알려주었습니다. 몸이 내려앉을 자리를 찾자, 마음도 뒤따라 조용해졌습니다.


오늘의 내가 기준이어도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다운 독'

이미지 출처: 다운 독 웹사이트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요가 수업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정해진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것 같고, 괜히 자신을 실망하게 할 것 같은 날들이요. 다운 독(Down Dog)은 그런 날에도 요가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다운 독은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매번 다른 요가 수업을 생성하는 앱입니다. 그날의 에너지, 원하는 강도, 수업 길이와 집중 부위를 고를 수 있죠. 이 구조는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정해진 기준에 맞추는 대신, 오늘의 상태를 먼저 살피게 되거든요. 수업을 고르는 몇 분 동안, 저 역시 제 몸과 마음을 조금 더 솔직하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다운 독 웹사이트

다운 독과 함께한 요가는 성취보다는 조율에 가까웠습니다. 더 잘하려는 마음 대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보는 연습. 이 브랜드는 요가를 통해 ‘지금의 나’를 출발점으로 삼아도 괜찮다고 조용히 설득합니다. 비교 없이, 경쟁 없이, 나의 속도로 움직이는 시간 말이에요.


요가는 여전히 제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문제 앞에서 저를 대하는 방식은 조금 달라지게 해주었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옷은 하루의 리듬을 느슨하게 만들어주며, 몸을 맡길 수 있는 바닥은 괜히 들어가 있던 힘까지 풀어줍니다. 조절할 수 있는 흐름은 오늘의 상태를 기준으로 삼아도 괜찮다고 말해줬습니다. 이 브랜드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이야기를 건넵니다. 지금 이 상태로도 숨 쉴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다는 것.

그래서 마음이 힘들 때 요가에 의지하고 싶어진다는 건, 더 단단해지겠다는 다짐이라기보다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일에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제를 밀어내려 애쓰기보다, 문제 앞에서 저를 먼저 지키는 선택. 요가는 늘 그쪽에 조금 더 가까이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