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화, 찬성일세 브랜드 컬래버의 맛

브랜드와 브랜드가 만나면 지갑이 열린다

이 조화, 찬성일세 브랜드 컬래버의 맛

브랜드에게 화합이란? 역시 ‘컬래버레이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로 다른 색을 가진 브랜드가 만나 조화를 이루었을 때, 고객은 새로운 브랜드를 알게 되었을 때만큼이나 긍정적인 자극을 받습니다. 각 브랜드의 매력이 뒤섞여 탄생한 컬래버의 맛은 분명 신선하지만, 아는 맛이 절묘하게 느껴지기에 더 아름답습니다. 그것이 대중의 사랑을 받은 협업의 공통점이죠. 각자의 색이 알아볼 수 없도록 섞여 검정색이 된 게 아니라, 적당히 섞여 본래의 색 또한 남아있는 완성품 말이에요. 이렇듯 화합의 경계를 완벽히 지켜내며 열렬한 지지를 받은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저마다의 아이디어로 구현한 ‘어울림의 맛’을 지금부터 소개할게요.

이미지 출처: 미피 카페 부산 인스타그램

내가 알던 미피가 아냐

미피 X 지역 스페셜 에디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토끼, 1955년생 네덜란드 출신의 미피입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심상치 않은 변신을 거듭하며 N차 전성기를 맞이하는 중인데요. 부산 자갈치 아지매, 마린 에디션부터 경주 석굴암, 거제 몽돌 에디션까지 히트를 기록하며 국내 캐릭터도 좀처럼 하기 힘든 로컬화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는 미피의 국내 라이선스를 보유한 서울머천다이징컴퍼니(SMC)와 미피 카페, 스토어, 굿즈 부문 라이선스 계약사 신기산업, 디자인을 맡은 썸니즈 등 국내 브랜드가 의기투합해 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 컬래버를 위해 이들은 수개월에 걸쳐 디테일을 매만지며 네덜란드 저작권사 메르시스와의 협업을 이루어 냈다고 해요. 미피의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지역 특색을 쏙쏙 반영하니 말 그대로 ‘소장 욕구가 치솟는 굿즈’가 탄생한 것이죠. 이들 에디션은 각 지역에 위치한 미피 카페에서만 판매하기 때문에, 사기 위해선 반드시 그 지역을 방문해야만 합니다. 지점별 매출 견인은 물론 지역 상생에까지 기여하는 영리한 전략에 감탄이 절로 나네요.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미피 카페 방문 어떠세요?

이미지 출처: 미피 카페 경주 인스타그램

이미지 출처: 비믹스 인스타그램

오래 가서 더 빛나는 우정

비믹스 X 이나피스퀘어

브랜드 컬레버는 흥행하더라도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여기 두 브랜드는 벌써 수년 째 진한 우정을 이어가며 협업 에디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개성 넘치는 손 그림으로 독보적인 디자인 세계를 구축한 이나피스퀘어와 목공과 도예 등 공예 작업을 기반으로 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비믹스가 주인공이에요. 둘의 협업 에디션을 구경하고 있으면, 마치 잘 만든 스케치북 위에 크레파스가 물 만난 고기처럼 뛰어놀며 작품을 완성해 낸 느낌이 들어요. 자유롭고 키치한 그래픽과 심플함이 미덕인 제품의 만남이라니, 아무리 봐도 천생연분이 따로 없습니다. N번째 컬래버인 만큼 비슷한 결과물이 반복될 때도 됐는데 이들은 매 시즌마다 꼭 고객보다 더 신난 제작자처럼 멋진 신제품을 내놓아요. 감히 짐작해 보건대, 이들의 화합은 이제 단순 브랜드 사이를 넘어 함께 시너지를 내는 동료의 관계로 진화한 듯 보입니다. 협업의 절대 모범이자, 우리의 일상에 예술이 깃들게 하는 이 바람직한 만남이 앞으로도 쭉 계속되길 바라요.

이미지 출처: 비믹스 인스타그램

이미지 출처: 노플라스틱선데이 홈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무해한 컬래버

노플라스틱선데이

일회용 세상에 ‘플라스틱의 윤회’를 외치다! 노플라스틱선데이는 플라스틱 업사이클링계의 선두 주자로서, 나날이 돋보이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025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선 업사이클이란 말 대신 ‘윤회’라는 재치 넘치는 표현을 곁들여 붓다 키링, 플라스틱 염주 등을 홍보해 눈길을 끌었어요. 최근엔 스마트폰에 태그하면 콘텐츠가 나타나는 NFC 제품을 앞세워 다양한 컬래버 굿즈를 출시하는 중인데요. KBO 럭키 야구 키링, 크리스피크림 도넛 키링, 김밥 크리에이터와 함께 만든 김밥톡 등 참을 수 없는 귀여움과 높은 완성도로 소비자를 무해한 소비로 이끌고 있습니다. 세상 가장 힙하게 지구를 지키는 이 브랜드라면 지갑을 열어도 아깝지 않아요.

이미지 출처: 노플라스틱선데이 인스타그램

브랜드는 그 자체로도 빛나지만 가끔 성사되는 브랜드끼리의 만남은 또 다른 연유로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아마 매번 만나볼 수 없기에 더욱 그러하겠죠. 게다가 이들이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해 세상에 없던 무언갈 만들었을 때 지켜보던 우리는 덩달아 희열을 느낍니다. 컬래버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는 되어 있으니 이런 의미있는 화합이 자주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협업이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