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붙잡는 열정
초심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신인감독 김연경’
        우리는 종종 ‘처음’을 잊고 살아갑니다.
처음 가졌던 설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마음은 사라지고, 어느덧 자극 없는 익숙함으로 쳇바퀴같은 하루를 보냅니다. 그렇게 처음에 굳게 먹은 다짐이 흐려지기도 하죠.
하지만, 누군가는 그 처음으로 되돌아가려고 합니다. 처음 먹었던 굳은 의지를 다시 되새기기 위해서 말이죠.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은 누군가의 처음이자, 처음의 마음으로 되돌아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다시 코트로 돌아온 선수들

본격적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앞서, 선수단을 꾸리는 일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프로 구단에 계약되지 않은 실업팀 선수, 은퇴 선수, 그리고 아직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조차 얻지 못한 유망주 등을 지원자로 받아 이틀간의 트라이아웃(최고의 선수를 선발하기 위한 실전테스트)을 통해 단 14명의 선수가 선발되었습니다.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하면 바로 실직으로 이어지는 냉정한 프로배구의 현실 속에서, 그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예능이 아니었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코트 위에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거죠.
프로그램이 ‘리얼리티 예능’이라고 불리는 이유 또한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김연경이 이끄는 원더독스가 프로 8구단으로 창단되는 것. 그 첫번째 관문은 7개의 팀과의 경기에서 과반수 이상 승리를 거두는 것입니다. 만약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면 팀은 해체하게 됩니다.
어쩌면 잔혹하기도 한 이 프로그램은, 그래서 더욱 선수들의 간절함을 드러냅니다. 한 경기 한 경기마다 팀의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으며, 자신이 코트에 설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려 애씁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한 인물에 집중해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됩니다.
감독으로서의 첫 발걸음
약 20여년동안 코트 안을 자유자재로 누비던 세계적인 배구 선수 김연경이, 이제는 코트 밖으로 나와 ‘감독’이라는 새로운 자리에 섰습니다. 선수 시절 누구보다 강한 존재감을 보였던 그가 이제는 감독이라는 위치에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전혀 다른 역할에 도전하는 모습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입니다.
프로그램 초반, 배구 관계자들이 나와 “선수로서는 좋은 선수일지 모르나 좋은 지도자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김연경은 그 우려를 비웃듯이 자신이 수십년간 코트 안에서 겪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조언과 진심 어린 피드백을 아끼지 않습니다.
“익스큐즈(변명)가 아니고 솔루션을 생각해”
“할 수 있어, 내가 많이 도와줄테니까”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던 히터 인쿠시에게 건넨 이 조언과, 함께하겠다는 믿음직한 약속은 김연경이 어떤 리더인지 보여줍니다.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마주하며 해결하려는 의지를 심어주는 사람.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지도자. 그의 진심은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고, 결국 인쿠시는 공격력을 회복하며 미소를 짓게 되었으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배구 예능이라는 신선한 도전

늘 봐오던 스포츠 예능에 새롭게 등장한 ‘배구’는 시청자들에게 환기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네트 사이를 두고 공 하나하나에 심기일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긴장감이 돌고, 짧은 순간 안에 승패가 갈리는 흐름은 지금까지의 스포츠 예능과는 다른 낯선 쾌감을 선사했습니다. 축구나 야구처럼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경기와 달리, 일정 점수를 얻어야 끝낼 수 있다는 점에서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또한, 경기 뒤에 일어나는 솔직한 뒷 이야기들은 프로그램의 진짜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수많은 연습 속에서 흘린 땀, 좌절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느새 손에 땀을 쥐고, 진심으로 그들을 응원하게 됩니다.
처음 무언가를 해볼 때의 마음가짐, 그리고 그때 먹었던 마음을 다시 되새기는 일은 참 값지고 소중합니다.
처음이라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고, 어설플 때도 있겠지만 그 모든 과정이 결국은 ‘시작’의 의미를 완성시키는 것 아닐까요?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은 그런 시작을 보여줍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처음의 열정을 잃지않고 나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초심을 지켜보며, 마음 한켠에 있던 초심을 되짚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