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에게 필요한 사람들, 안티에그 게더링의 시작

녹기 전에, 전은경 디렉터, 인스타그램 세 매거진의 진정성 있게 오래 일하는 법

ANTIEGG Gathering 2025 서울 코싸이어티 입구, 안티에그 게더링 포스터
2025년 6월 서울 코싸이어티, ANTIEGG 에디터 게더링 홍보 포스터

바쁜 일상 속,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ANTIEGG 에디터 게더링 워크숍 테이블 전경
ANTIEGG 에디터 게더링에 참여한 관객들의 집중하는 모습

빠르게 쏟아지고, 쉽게 사라지는 콘텐츠.

그 안에서도 각자의 태도와 기준을 지키며 콘텐츠를 만들어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2025년 6월, ANTIEGG는 서울숲 인근의 복합문화공간 ‘코싸이어티’에서 에디터들을 위한 세 번의 게더링을 열었습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 콘텐츠를 업으로 삼아온 에디터, 진정성을 지키며 인스타그램 매거진을 만드는 제작자들이 서로 다른 날, 각기 다른 게더링을 이끌었죠.

매주 뉴스레터로 인사드리는 저는, 6월 한 달간 열린 세 차례의 게더링에서 진행과 사회를 맡았습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단순했는데요. 에디터를 위한, 에디터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안티에그인 만큼, 에디터로 성장하고 지속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의 연결. 혼자서는 듣기 어려운 이야기와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한 공간에 모으고 싶었습니다.

이름도, 장르도 다른 세 번의 만남. 그러나 그 안에서 관통한 질문은 비슷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을까?
콘텐츠로 사람들과 진심 어린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하나의 브랜드, 한 명의 콘텐츠 제작자, 한 편의 매거진을 오래 지속하게 만든 건 결국 사람의 태도와 말의 힘이었습니다. 날씨만큼이나 우리의 진심도 뜨거웠던 6월, 한 달간 이어진 세 번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전해드릴게요.


말 많은 시대에 맥락 있는 메시지를 설계하는 법

- w. ‘녹기 전에’ 박정수 사장님

'녹기 전에' 박정수 사장님이 이야기하는 모습 - ANTIEGG 에디터 게더링
‘녹기 전에’ 박정수 사장이 이야기하는 모습

6월 16일, 첫 번째 게더링 문을 연 연사는 아이스크림 가게 '녹기 전에'를 운영하는 박정수 사장님(일명 녹싸)이었어요. 이날 행사는 녹싸님과 제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녹싸님은 가게 운영 경험과 브랜드 철학, 그리고 손님과의 인상 깊은 순간들을 들려주셨어요. ANTIEGG가 사전에 정리한 질문들을 중심으로, 에디터들이라면 궁금해할 이야기를 차근차근 나눴습니다.

박정수 사장님이 가장 강조한 건, 브랜드가 메시지를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말하지 않아도 메시지가 스며드는 맥락을 설계하는 힘이었어요. 고객과 점원 사이 거리가 90c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그 거리 안에서 오가는 눈빛과 대화가 어떤 인상을 남기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죠.

"90cm 안에서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아요. 그 순간만큼은 진짜가 되어야 합니다."

ANTIEGG 에디터 게더링 강연 청중들과 박정수 사장
박정수 사장 강연을 듣는 ANTIEGG 게더링 청중들

이 말은 단순한 운영 팁이 아니라, 브랜드가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깊은 통찰처럼 다가왔습니다.

녹싸님은 고등학생 때 처음 온 손님이 군인이 되어 휴가 중 다시 찾아온 이야기, 오랫동안 말없이 가게를 찾던 손님이 이민을 가게 되었다며 아쉬움을 전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했어요.

그 장면을 회상하던 녹싸님이 잠시 말을 멈추자, 저는 농담처럼 "지금 눈물 글썽이시는 건가요?"라고 물었는데요. 그러자 웃으며 "아뇨, 전 안 울어요. MBTI T거든요. 오히려 한다 님 눈에 눈물이 고인 것 같은데요?"라고 유쾌하게 받아치시더군요.

곧이어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고, 아마 그때 우리 모두 느꼈던 것 같습니다. 유쾌함과 따뜻한 진심 사이의 균형이야말로 ‘녹기 전에’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라는 것을요.

박정수 사장님은 말합니다. “잠깐 반짝이고 사라지는 가게가 아니라, 오래가는 공간이 되고 싶어요.” 동네에서 오래 남는다는 건, 결국 관계와 진심의 문제라는 걸 다시금 확인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눈에 띄지 않아도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녹기 전에』 ʙᴇꜰᴏʀᴇ ɪᴛ ᴍᴇʟᴛꜱ (@before.it.melts) • Instagram photos and 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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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로 오래 일한다는 것 - w. 전은경 디렉터

전은경 디렉터 에디터 지속 가능성 강연 ANTIEGG 게더링
전은경 디렉터가 에디터로서의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

6월 23일, 두 번째 게더링의 주인공은 매거진 <C> 디렉터이자 전 월간 디자인 편집장, 전은경 디렉터님이었어요. 무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에디터로 활동해온 디렉터님은 1부 발표와 2부 대담으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2부 대담 진행은 제가 함께했고요.

이번 만남의 주제는 ‘에디터로 오래 일한다는 것’. 오랜 시간 커리어를 지속해온 사람의 감각과 태도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에디터가 취향을 가져야 하는 이유

콘텐츠는 이제 ‘직관과 예감’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그 직관은 꾸준히 쌓은 나만의 취향에서 나옵니다.

“읽고 또 읽고, 보고 또 보고. 콘텐츠는 기획자의 감각과 리듬이 만들어내죠.”

디렉터님은 '에디터는 결국 직관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콘텐츠를 만드는 감각은 경험에서 오고, 경험은 결국 자신만의 취향을 오랫동안 쌓는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말이 이날 참석한 많은 에디터들에게 용기를 주었죠.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고 싶다면, 조급함을 내려놔야 한다."

전은경 디렉터 강연 직업과 태도 이야기 ANTIEGG Gathering
전은경 디렉터가 직업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
“직업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여정이에요.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빠르게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리듬을 지키는 일이 지속 가능성의 핵심이라는 말에, 현장의 많은 사람들이 메모를 멈추고 고개를 들었어요. 어떤 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고, 또 어떤 분은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죠.

결국 일을 지속한다는 건,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 되어가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이날 현장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전은경 디렉터의 이야기를 더 들여다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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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을 지키는 인스타그램 매거진 운영의 원칙과 방향

ANTIEGG 인스타그램 매거진 운영 원칙 패널 토크 현장
ANTIEGG 인스타그램 매거진 운영 원칙과 방향을 나누는 패널 토크

안티에그가 준비한 6월의 마지막 게더링에서는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세 팀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바로 문화예술을 다루는 매거진이자 프리랜서 에디터 공동체인 ANTIEGG, 아웃도어 러닝 커뮤니티 스웻데이즈, 그리고 취중잡담 매거진 생맥이었는데요.

인스타그램에서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콘텐츠 사이에서, 세 팀은 저마다의 방향성과 철학을 유지하며 각기 다른 콘텐츠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습니다.

이날은 각 매거진들의 발표와, 함께하는 패널 토크로 진행됐는데요. 다양한 질문이 오가는 가운데, 오랜 시간 콘텐츠를 만들어 온 사람들의 태도와 원칙이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1. 80명의 에디터와 1,500개 콘텐츠를 5년간 운영한 시스템 - ‘ANTIEGG’

ANTIEGG 형운 발표 시스템과 원칙 소개 에디터 게더링
ANTIEGG 형운 님이 시스템과 원칙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한 팀이 5년간 1,500개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 단순한 체력이나 운으로 가능할까요?

안티에그 대표 형운 님은 그 시간을 가능하게 한 건 ‘원칙’과 ‘환경’이었다고 말했는데요.

“100명보다 단 한 명의 팬을 만든다는 원칙."
"지시보다 비전이 먼저죠.”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ANTIEGG가 프리랜서 에디터 공동체로 자라기까지는, 단순한 열정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내는 원칙과 합의된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정하는 것, 팀원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리고 리더가 모든 걸 결정하는 대신 방향을 제시하는 것.

사람과 콘텐츠가 함께 오래가려면, 구조와 원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던 발표였어요. 형운 님이 들려준 ANTIEGG의 여정을 통해 ‘오래가는 콘텐츠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는 사실과 함께, 그 사람이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왜 중요한지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형운 님의 말로, 안티에그 발표를 마무리해 볼게요.

“결국 지속 가능한 콘텐츠는 사람이 만든다.
그리고 그 사람이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안티에그가 전하는 다양한 문화예술을 보고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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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만의 기준으로 진정성을 지키며 커뮤니티를 지속하는 법 - ‘스웻데이즈’

2025년 6월 서울 코싸이어티, ‘스웻데이즈’ 송지현 님의 발표 장면

스웻데이즈의 이야기는 러닝에서 시작되지만, 달리기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스웻데이즈 대표 송지현 님은 달리는 동안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힘을 믿는다고 강조했어요.

“가볍게, 자주. 장벽을 낮추는 게 첫걸음이에요.”

스웻데이즈는 매주 다른 장소, 다른 난이도의 코스로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낯선 사람과 함께 뛰고, 땀 흘리며 나눈 대화가 자연스럽게 콘텐츠로 이어졌다고 하셨죠.

혼자가 아니라, 때로는 협업으로 다른 이와 또는 브랜드와 함께 성장해 온 것도 스웻데이즈만의 방식이었는데요.

“내가 모르는 걸 잘 아는 사람과 함께하면,
커뮤니티도 콘텐츠도 더 멀리 갑니다.”

함께 뛰며 이야기를 나누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와 협업하며 스웻데이즈는 지금도 경험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지속 가능한 연결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시간이었어요.

함께 뛰고 싶은 러닝 커뮤니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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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취중잡담에서 피어난 인생 이야기 - ‘생맥’

2025년 6월 서울 코싸이어티, 매거진 ‘생맥’ 발표 장면

트렌드도, 밈도 아닌, 사람 사는 이야기에서 출발한 콘텐츠.

생맥은 ‘술자리에서 나누는 시시콜콜한 인생 이야기’를 큐레이션 하는 매거진입니다.

대표 백승빈, 공지연 님은 왜 수많은 주제 중 ‘취중잡담’을 골랐는지, 그리고 그 키워드가 어떻게 브랜드의 방향이 되었는지를 들려주셨어요.

“트렌드를 쫓기도, 밈을 다루기도 애매해서, 그냥 우리 이야기를 하기로 했어요.”
“우리가 가장 솔직해지는 시간은 술 마실 때예요.”

그들은 이 평범하지만 깊은 대화를 콘텐츠의 중심에 두고, 에세이와 내러티브로 풀어냈습니다.

브랜딩 단계에서부터 콘셉트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고, 일관된 톤 앤 매너를 유지한 것도 인상적이었는데요. 로고, 폰트, 비율은 일관되게 지키되, 디자인과 레이아웃에서는 변주를 주어 오래 봐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하셨어요.

술자리에서 오가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처럼, 우리네 인생 이야기를 키워드화하고, 공감 가능한 에세이로 풀어내는 방식에서 생맥만의 진정성이 느껴졌어요. 이날 발표에서 외부에 유출하면 안 된다며 신신당부한 ‘영업 비밀’도 나눠 주셨는데요. 같은 이야기도, 자기만의 기준과 색깔로 탈바꿈시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생맥을 보며 ‘콘셉트’의 힘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술자리에서 나누는 인생 이야기, 더 들어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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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매거진이 전하는 각자의 방식과 진정성

무대 앞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세 매거진 대표와 사회자
2025년 6월 서울 코싸이어티, ANTIEGG·스웻데이즈·생맥 패널 토크

흥미로웠던 건 세 매거진 모두 '진정성'을 언급했지만, 그 진정성을 구현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에요. ANTIEGG는 깊이를, 스웻데이즈는 경험을, 생맥은 일상을 각자 방식으로 진정성 있게 다뤘습니다.

다른 길을 걷고 있어도, 오래가는 콘텐츠 뒤에는 변함없는 태도와 기준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죠.


나의 일을 오랫동안 지속하는 법, 오래가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2025년 6월 서울 코싸이어티, ANTIEGG Gathering 참가자 모습
2025년 6월 서울 코싸이어티, ANTIEGG Gathering 참가자 모습

ANTIEGG는 세 번의 게더링을 통해 같은 질문을 품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지금 이 일을, 오래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 번의 만남 동안, 참석자들이 그날그날 얻어 간 건 단순한 정보만은 아니었을 거예요. 녹싸 님의 브랜딩 철학을 들으며 자신만의 브랜드 방향을 정리한 사람, 전은경 디렉터님의 조언을 통해 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를 받은 에디터, 세 매거진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콘텐츠를 만들 용기를 얻어 간 사람들까지. 이번 게더링은 일방향 강연이 아니라, 서로의 리듬을 존중하고 말의 방식과 기준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다음 게더링은 어떤 이야기가 될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건 다음에도 에디터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관계를 동시에 만들어 갈 거라는 점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콘텐츠와 일, 사람 사이에서 비슷한 질문을 품고 있다면, 안티에그가 선보일 다음 게더링에서 만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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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에디터가 동료를 만나고 소속감을 느끼며 연대하기 위한 커뮤니티를 조성합니다. 동료들과 대화하며 함께 글도 쓰고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군집을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