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말 없는 위로가 더 큰 힘이 된다
애착인형처럼 마음껏 기대고 싶은 브랜드 4선
“나는 어른이야.” 이렇게 되뇌며 누군가에게 기대는 걸 꺼려 왔나요? 영국의 시인이자 성직자 존 던은 “No man is an island”라고 썼습니다. ‘어떤 인간도 섬이 아니다’라는 말이죠. 우리는 홀로 놓인 섬이 아닌, 더불어 사는 존재로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때때로 서로 의지하며 버티는 건 당연해요. 하지만 어쩐지 사람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게 부끄러운 당신이라면, 이 물건들에 슬며시 마음을 맡겨보세요. 온갖 풍파에 부서진 마음을 위로해 줄 ‘기대어 마땅한’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일상 속 작은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부들부들 촉감이 주는 안정감에 기대어

취향껏 고르는 착한 펠트템, 히말라얀터치
히말라얀터치는 알수록 더 응원하고 싶은, 특별한 브랜드입니다. 네팔 등 세계 곳곳의 장인이 직접 손으로 만든 펠트 제품들을 판매하는데요. 이때 생산자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수 있게 공정 무역의 원칙을 지켜, 제작 노하우와 지역 전통이 지속되도록 돕습니다. 매달 수익금의 일부로 네팔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후원하기도 해요.

동물복지 메리노울로 만든 12간지 키링은 소중한 분에게 부담 없이 또는 나에게 건네는 선물로 제격입니다. 폭신하고 모난 데 없는 특성 덕에 아기를 위한 인형 모빌도 이곳의 베스트 아이템이랍니다. 히말라야산 코튼으로 떠낸 가방과 파우치 등에도 독특한 감성이 가득해요. 메마른 하루에 사랑스러움으로 물을 주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커피 향과 함께라면 잠시 헤매도 좋아

길을 잃어도 괜찮아요, 스테이로스트
STAY LOST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길을 ‘잃었다’면 빠르게 그 상태를 벗어나는 게 맞을 텐데 ‘머무르’라니요. 이는 스테이로스트만의 다정한 철학을 함축한 표현이에요.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삶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나만 그런 것 같지만 모두가 그래요. 그러니 당황하는 대신 처음 들어선 길도 즐기며, 발길 닿는 대로 가보자고 이들은 말합니다. 잃은 게 길뿐이라면 얼마든지 괜찮다고, 자신만 잃지 말자고요.

이렇게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이들은 방황을 도와줄 커피를 제안합니다. 바리스타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충분히 훌륭한 맛을 구현해 줄 원두를 다양한 형태로 판매해요. 무엇보다 눈여겨보아야 하는 건 라이프스타일 굿즈인데요. 홈 브루잉의 순간을 빛내줄 테이블웨어는 물론 ‘길 잃기’의 철학을 되새길 만한 에코백, 파우치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최근 서울 을지로에 쇼룸을 오픈하기도 했으니 지금 헤매는 중이라면 그곳의 문을 활짝 열어보시죠.
사랑하는 두 글자를 여기에 새기고

낭만이란 배를 타고 떠나갈 거야, 하우스 오브 낭만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사랑, 행복, 그리고 낭만. 셋 중 하나를 골랐거나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물고 싶은 당신께 이 브랜드를 권합니다. 하우스 오브 낭만은 떠올리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이 단어들을 모자에 새겼어요. 이들의 대담한 시도 덕분에 고객은 이를 쓰는 것만으로 저절로 그 가치를 추구하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됩니다.

예전에 한 브랜드를 이끄는 디자이너 지인으로부터 한글은 예쁘게 디자인하기 까다로워서 피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유독 영어를 사용한 굿즈, 브랜드가 많은 이유가 이것이겠구나 싶어 아쉬웠는데요. 하우스 오브 낭만의 모자가 그 사실무근의 편견을 멋지게 부수어 주었습니다. 영어가 아닌 한글이 모자 중앙을 차지한 모습에 왜 제가 다 통쾌할까요. 삶의 의미를 잃은 것만 같을 때, 이 모자의 힘을 빌려 기억하세요. 우리의 마음속엔 언제나 ‘사랑’, 그리고 ‘행복’할 권리가 있단 사실을요.
바쁜 사람도 기대어 배울 만한 책

작지만 충분히 알차고 단단해서, 땅콩문고
무언가 배우고 싶지만,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 저뿐이 아니겠죠. 이름부터 귀여운 땅콩문고는 유유출판사에서 꾸준히 선보이는 시리즈입니다. ‘땅콩’처럼 작고 가볍지만 알찬 내용을 담겠다는 포부에서 출발했어요. 흥미로운 건 땅콩은 열매이자 씨앗이라고 하는데요. 읽은 걸 꼭꼭 씹어 깊게 뿌리 내린 독자라면 새로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북돋는 듯합니다.

땅콩문고는 아주 실용적입니다. 우선 모든 책의 제목이 ‘~하는 법’이라 그 주제를 한눈에 알 수 있어요. ‘서평 쓰는 법’, ‘박물관 보는 법’, ‘질문하는 법’ 등 각 테마가 간단하면서도 디테일하다는 게 느껴지죠. 두께도 얇은 데다 가벼워서 출근길 지하철 등 어디서든 꺼내 들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새로운 자극과 배움이 필요하지만 본격적인 건 아직 부담스러울 때, 마치 ‘찍먹’하듯 땅콩문고에서 끌리는 제목을 찾아보세요. 친절하고 쉬운 문체가 당신을 반기며 마음껏 기대라 말해줄 거예요.
물건은 가끔 사람 못지않게 큰 보탬이 됩니다. 그건 어쩌면 물건 뒤엔 만든 사람이 존재하고, 그 메이커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깃들기 때문일지 몰라요. 누구에게든 기대고 싶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 걱정하지 말고 이 물건들을 꺼내어 보세요. 매일의 루틴을 함께 보낼 동료이자 행운의 상징으로 모자람이 없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