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해낸 용기있는 결정들

2025년을 닫고 2026년을 여는 마음

2025년에 해낸 용기있는 결정들

사실 ANTIEGG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사실 필자는 5년째 지속하던 ANTIEGG를 너무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핑계가 있겠지만, 우리 사이에 오갔던 가장 수많은 이유는 “더 이상 재밌지만은 않다.”였습니다. 과거엔 조금만 우리를 주목해 주면 기뻐했습니다. 우리가 해낸 행동들로 소수의 사람만 만족해도 충분한 공헌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5년째 계속되다 보니 감각이 점차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들의 개인적인 상황도 차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0대였던 팀원들은 30대로 접어들기 시작했고 단순히 패기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지속하기에는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우리의 단위 시간당 가치도 그만큼 상승했고요. ANTIEGG에 투자할 시간에 다른 일을 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늘었습니다.

그간의 지침과 부진함에도 2025년에 ANTIEGG를 그만두지 않고 지속할 수 있던 이유는 결국 ‘동료’입니다. 꽤 많은 동료들은 이 공동체로부터 얻을 것이 남아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이 공동체가 여전히 필요했고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우리가 이 일을 지속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2025년에 무수한 고민과 결심을 통해 용기 있는 결정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2025 ANTIEGG 연말모임 현장 - 형운의 2025년 회고 발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

시간이 없어질수록, 자원이 한정될수록 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함으로 귀결되는 듯합니다. 모든 브랜드는 존재 이유(사명)에 대해 깊게 고민합니다.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소음이고 공해죠. 결국 어떠한 존재를 증명해 내기 위해서는 이 사회에 중요한 문제를 해결함으로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한 재미로 브랜드를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되려, 우리가 괴로움을 이겨내며 해냈을 때 얻는 성취가 사회에 기여한다는 공헌감이 필수적입니다.

2025 ANTIEGG 연말모임 현장 - 포트럭 파티

1) 에디터들의 고정 수익을 만들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에디터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에디터 페르소나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룬 집단입니다. ANTIEGG는 문화예술의 이해와 참여를 돕기 위해 창작자, 소비자를 돕는 일을 해왔지만 결국 우리 곁에는 전달자인 에디터가 가장 많이 머물고 있고요. 전달자인 에디터를 돕는 것이 결국 문화예술 시장을 돕는 일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프리랜서 에디터의 가장 큰 어려움은 ‘월급’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프리랜서니까 당연히 월급이 없는 것 아니냐’ 묻는다면 할 말은 없지만, 프리랜서라고 월급을 받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ANTIEGG는 프리랜서 에디터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초기에 고정 수익을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지속할 수 있게끔 발돋움하는 데에 ANTIEGG가 그 시작과 지속을 돕는다면, 우리는 매우 큰 공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 기업들의 콘텐츠 소싱 비용을 줄여야겠다

ANTIEGG 에디터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과 기관이 노동의 값을 지불하는 형태로 양립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업은 더 많은 돈을 벌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애쓰는 집단입니다. 즉, 에디터의 니즈와 기업의 니즈는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업이 비용을 아끼면서도 동시에 돈을 지불하는 형태의 대안을 제시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가능성은 정규직 에디터의 대안을 ANTIEGG가 제시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안타깝지만 우리 사회는 갈수록 경량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지금의 대다수의 기업은 몸집을 줄이는 데에 집중할 것입니다. 에디터의 설자리는 가장 최전선에서 없어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 흐름 속에서 선제적으로 ANTIEGG가 제시해야 하는 메시지는 긱 이코노미의 활용이었습니다. ‘정규직 대신 더 낮은 비용으로 많은 고연차 에디터와 동시에 일하기’는 기업의 콘텐츠 소싱 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니즈에 충족되며 에디터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는 지점으로 보았습니다.

우리도 돈을 벌어야겠다

‘돈’을 맹목적으로 따를 생각은 없으나, 돈을 버는 일은 일을 지속하는 데 꽤나 큰 전제 조건이 됩니다. 회사를 재밌어서 다니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돈을 벌기 위해 참는 것이죠. 그만큼 ANTIEGG를 통한 도파민은 이제 돈을 버는 행위로부터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시에 우리에게 돈이 있다면 에디터에게 환원할 수 있는 가치가 더욱 커지리라 생각했습니다. 에디터들이 동료들과 놀 자리를 마련하고, 때로는 쉬어갈 쉼터를 마련하는 데 돈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ANTIEGG는 결국 에디터에게 더 큰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BM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상품을 기획했습니다. 단순히 광고를 넘어 ‘에디터 구독’이라는 상품을 규격화하여 우리가 팔 수 있는 노동력을 정의하고 가격을 책정하여 기업과 협상하기 시작했습니다.

2025 ANTIEGG 연말모임 현장 - 포트럭 파티

훌륭한 리더가 우리를 이끌어야겠다

날이 갈수록 우리 조직은 커지고 ANTIEGG에 대한 기대는 다양한 방향에서 자라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할 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더욱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죠.

이럴수록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필자(형운)의 역량으로는 아무래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필자보다 더 뛰어난 리더를 모시고 그가 우리 공동체를 이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모신 분이 문희경 공동체장님입니다.

문희경 공동체장님은 우리 중 누구보다 에디터십에 대해 깊게 골몰하며 어쩌면 문제의 중심에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중 ANTIEGG의 미션에 가장 크게 공감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질적으로 에디터라는 업을 갖고 계신 분인지라 다수의 공동체 에디터에게 큰 선례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했고요. ANTIEGG에서 활동하며 빠르게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고 2026년에는 문희경 공동체장님을 중심으로 더욱 발전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2025 ANTIEGG 연말모임 현장 - 문희경 공동체장 2026년 비전 선언

팀의 역량을 키워야겠다

좋은 리더 곁에는 자연스럽게 좋은 동료들이 모이는 법이죠. 그리고 우리는 문희경 공동체장을 적극적으로 조력하기 위해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술을 익히고 이 시대에 요구되는 흐름에 부응하고자 공부하고 경험했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우리는 일종의 기 모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비로소, 지금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뤄낼 팀의 역량을 빠르게 갖춰 나가고 있습니다. 가설과 실험 중심으로 성장하는 프로덕트 역량과 고객 중심의 세일즈를 통한 비즈니스 역량 등 우리 팀은 전례에 없는 에디터 공동체이자, 문화예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2025 ANTIEGG 연말모임 현장 - 포트럭 파티

AI와 자동화로 조금 일해야겠다

중요한 일을 더 많이 해내기 위해 불필요한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더군다나, ANTIEGG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운영되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몇 년간 AI가 등장하며 노동의 효율화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일지라도 연필에서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환경으로 바뀐 것 같이 AI와 자동화 툴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우리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 외에는 최소한으로 줄이는 노력을 했습니다.

2025 ANTIEGG 연말모임 현장 - 포트럭 파티

나를 믿어주는 동료가 있으니 멈추지 않겠습니다

결과적으로 2026년에도 ANTIEGG를 통해 더 해내고 싶은 일들이 남아 있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새로운 ANTIEGG로 거듭나기 위해 0 to 1을 했다면 2026년에는 1 to 10을 이루는 시간일 것 같습니다. 역시 일을 지속하는 건 결국 동료입니다. ANTIEGG를 필요로 하고 ANTIEGG의 형운을 필요로 하는 동료가 있는 한 이 일을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25 ANTIEGG 연말모임 현장 - 형운의 2025년 회고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