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행복을 증명하느라 바쁜가

우리는 왜 행복을 증명하느라 바쁜가
이미지 출처: ChatGPT 생성

원두 리뷰를 쓸 때면 주변을 깔끔히 정리한다. 각도를 맞추고, 어떤 말들이 멋져 보일까 고민한다. 근사해 보이려고 애쓴다는 느낌보다는 남들보다 부족해 보이기 싫은 게 크다. 블로그에 올리는 것들과 내 진짜 일상 사이의 간극을 필자는 알고 있다. 그런데 요즘 자꾸 드는 생각이 있다. 이게 정말 좋아서 하는 건가, 아니면 누군가의 반응을 원해서 하는 건가?

책 『도파민 가족』은 그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다. 내용 초반은 도파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한다. 우리 뇌는 예측 가능한 것보다 즉각적이고 새로운 자극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짧고 자극적인 영상들을 반복적으로 스크롤하는 행동도 이에 해당한다. 그래서 '좋아서'가 아니라 어떤 게 나올지 모르는 '기대감'에 스마트폰을 드는 것이다.

무지의 기쁨이 허락되지 않는 시대

이미지 출처: Gemini 생성

모르면 비교도 질투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스마트폰과 지금의 SNS가 비교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버렸다. 남의 집의 화려한 저녁 식탁, 주말 브이로그, 여행기, 감성 홈 카페가 실시간으로 피드에 떠오른다. 멀쩡히 살아가다가도 한 집이 큰맘 먹고 다녀온 가족여행 사진에 마음속 폭풍을 맞이한다. 무지의 기쁨이 허락되지 않는 시대다.

동네에 괌 바람이 불던 시절, 나를 붙잡아준 유일한 방패는 '모름'이었다.

책의 저자도 이 역설을 고백한다. "나는 오랫동안 유튜브와 SNS를 운영하면서도 우리 가족의 소울 푸드가 너구리라는 사실을 언급한 적이 없다." 왜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애들 한창 클 나이인데 라면이 밥이 되겠냐"는 지적, "고기 없으면 소시지라도 얹어주라"는 참견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행복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드러내지 않는 쪽이 안전한 시대가 되었다. 한국은 기준이 세워져 있다. 그 기준에 미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다.

원함과 좋음 사이

이미지 출처: ChatGPT 생성

비교에 지쳐 가는 우리에게 저자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다. 5장에서 조용히 던진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원함'은 갈망에 가깝고, '좋음'은 만족에 가깝다. 원하는 것은 더 가지려는 충동에서 나오고, 좋은 것은 이미 충분하다는 감각에서 비롯된다. 원함은 결핍을 기반으로 하고, 좋음은 충족을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원하는 것은 반복될수록 피로하고, 좋은 것은 반복될수록 평온해진다."

SNS에 보이는 것과 진짜 일상에는 간극이 있다. 남들은 깔끔하게 정리된 보여지는 부분만을 보고 상상한다. 만화의 컷과 컷 사이를 독자가 상상으로 채우는 것처럼 우리는 그 보이지 않는 부분도 화려할 것이라 짐작하고 비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부분적으로 SNS에 노출되는 일상은 우리의 진짜 일상이 아니라 불완전하고 때론 찌질한 그런 하루하루가 우리의 진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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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당장 없앨 수도 없고, 외부의 소음을 완전히 차단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내 파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세운 파도를 따라갈 게 아니라, 내가 만든 파도(시스템) 위에서 내가 서핑을 해야 한다. 쉽지 않다는 건 안다. 그래서 『도파민 가족』은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들을 다시 각인 시켜며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좋아서 하고 있나요?